09.12.09 선교집회 넷째날
수요일인 오늘도 지방평신도선교집회가 있어서 남양교회에 갔다. 지방행사에 처음으로 교인들을 태우고 간 것 같다. 수요일이라 모두가 가진 못했지만, 카니발이 꽉찼다.
이번 집회를 통해 새삼 느낀 것은 이 지역의 교인들이 상당히 가난한 교인들이 많다는 것이다. 뽀글파마에 염색해서 까맣지만 흰머리가 자라서 엿보이고, 야광 스티커가 붙어있는 점퍼에 트레이닝 바지, 황토색 털이 달려있는 검정신발.. 전형적인 시골 가난한 노인들의 작업복 차림이다. 하루 종일 고된 일을 하시고는 저녁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성경가방을 둘러메고 오신 것이다. 고급 양장에 숄더를 거칠 사모님과 비교되는 옷차림이지만, 내 생각에 예수님은 이 가난한 촌노의 모습을 너무 예뻐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토교에 있을 때를 그리 그리워했던 이유를 알았다. 그곳의 교인들은 이분들 같은 분이었다. 정말 고된 삶에 지쳐있고, 그래서 주님의 따뜻한 위로와 다정한 말이 필요한 분들이었고, 나는 그런 도구가 될 수 있었고, 그래서 행복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삶을 누리지 못했기에 더 외로워하고 힘겨워했던 것이다. 하지만, 내 오해도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금의 교인들도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내가 이해가 부족했고, 접근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늘 집회 때 노문환 목사님이 "힘드셨죠? 외로우셨죠?"라는 멘트에 참석한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통곡을 한다. '뭐야? 왜울어?'이런 생각보다 정말 우리네 교인들이, 아니 현대인 모두가 이렇게 외롭고 위로가 필요하구나란 생각에 내 목회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이 시끌벅적하다. 오늘 참 목회하는 맛을 오랜만에 느낀다.